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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석은옥 여사(故 강영우박사 아내)
“제2의 강영우 박사와 같은, 시각장애 인재 키울 것”
기사입력: 2017/07/15 [10:2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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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시각장애인 박사이자 한국계 최초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 차관보에 오른 고 강영우 박사. 그가 2012년 2월 23일 췌장암으로 우리 곁을 떠날 때가지 51년간 묵묵히 그의 곁에서 눈과 발이 되어준 주인공, 바로 강영우 박사의 아내 석은옥 여사다.

▲ 석은옥 여사와 생전의 강영우 박사의 다정한 모습    

“제 왼팔은 51년 동안 오로지 남편의 차지였는데, 이제는 그 주인이 없어 조금 허전합니다.”
석은옥 여사와 강 박사의 첫 만남은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가 숙명여대 영문과 1학년에 재학 중이었는데, 그 때 봉사활동을 갔다가 처음 만났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저의 삶을 바꾼 시점이었던 같아요.”

당시 만해도 1살 연하 시각장애인과의 결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존경과 신뢰 앞에 장애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1972년 연세대를 졸업할 때까지 3년을 기다려야 했음으로 저도 숙명여대 교육과에 재편입하여 같은 해 졸업을 하고, 남편이 연세대를 졸업한 5일 후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강영우 박사가 떠난 지금 석은옥 여사의 곁에는 장남 폴 강(한국명 강진석), 차남 크리스토퍼 강(한국명 강진영) 씨 내외와 손자, 손녀들이 강 박사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 아버지를 위해 안과의사가 된 큰 아들, 법학을 공부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백악관에 입성한 둘째아들 등 두 아들의 이야기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년여 동안 자신의 특별보좌관을 지낸 크리스토퍼 강 가족 7명을 백악관으로 초청, 환송식을 열어주는 등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석은옥 여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Thank you for having my son as your special assistant for almost 7years. It was my great honor.(7년여 동안 대통령 옆에서 특별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강 보좌관은 성실한 사람이며 함께 일할 수 있어서 매우 기뻤다”며 감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환송식 개최와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강영우 박사 가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예우가 어느 정도 각별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양평에 강영우 교육관 건립돼

고 강영우 박사에 대한 석은옥 여사의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은 국내의 활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강영우 박사의 고향인 경기도 양평 용문산 자락에 100여 명이 숙박할 수 있는 ‘강영우 교육관’이 건립되기도 했다.

“이곳을 방문하시면 생전에 강 박사님이 사용하시던 유품이 상설 전시돼 있고, 육성으로 강연하신 테이프와 저서들도 볼 수 있습니다.”

매년 2월을 전후해 시각장애인 입학 대학생들이 강 박사의 정신을 배우고 입학 전 준비 강연회도 이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석은옥 여사는 또한 남편의 유업 계승을 위해 한국과 미국에 각각 강영우장학회를 설립,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친지와 사회복지기관 등의 도움으로 한국 시각장애인 대학생 2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2명 내외의 학생들에게는 한 달간 미국 장애인복지기관에서 연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석은옥 여사는 또 남편의 눈과 발 역할에 머물지 않고 28년 동안 인디애나주 교육청에서 시각장애 학생지도교사로 활동해 왔으며 은퇴 후에는 교민 자녀들을 위한 한국학교 교장을 맡아 활동함과 동시에 매주 수요일에는 시니어들을 위한 평생교육원에서 크로마하프를 수년간 지도하고 있다. 

 ‘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임’ 결성
봉사활동도 활발히 펼쳐왔다. 2006년 한인여성들의 봉사모임인 ‘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임(ENLIGHTENED KOREAN AMERICAN WOMAN’S CLUB)’을 결성,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석은옥 여사는 “한인 여성들이 미 주류사회에서 아름다운 한인들의 향기를 전할 수 있는 봉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연령이나 종교 학력 구별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현재 100여 명이 모임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모임의 활동은 매우 다양하다. 미국 노인이 생활하는 양로원 6곳을 대상으로 한국문화 소개, 미국 동요 불러주기, 간단한 예배 등의 봉사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책 녹음 봉사도 펼치고 있다.

싱글 엄마 및 엄마 혼자 자녀 키우는 여성 후원, 혼자된 엄마 돕기 바자회, 한인 여성 보호소 ‘셀 터’ 돕기 등의 활동도 이들의 몫이다. 이민여성 수기공모전 실시, 구세군 모금행사 동참, 한국의 불우어린이 돕기 등의 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고 강영우 박사의 아내 석은옥 여사. 그런데 석은옥 여사의 본명은 석경숙이다. 여기서 석은옥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된 일화 한 토막을 소개한다.

“원래 제 이름은 석경숙인데 남편인 강영우 박사가 프로포즈하면서 지어준 이름인 돌 석(石), 은 은(銀), 구슬 옥(玉)이에요. 남편이 돌로 10년, 돌보다 나은 은으로 10년, 은보다 귀한 옥으로 10년을 살라는 의미로 지어주었죠. 그래서 제가 석은옥이 된 겁니다.”

이런 사연으로 지어진 이름이 이제는 세계적인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 인더월드’ 아메리칸 에듀케이션에 등재되는, 명사의 이름이 됐다. 후즈후 인더월드는 정치, 경제, 사회, 종교, 과학, 예술 등 각 분야에서 매년 세계적 인물 5만여 명을 선정, 프로필과 업적을 등재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복지 힘 쏟을 터”

어느덧 70대 중반의 나이지만 석은옥 여사는 다양한 봉사활동과 고 강영우 박사 기념사업 앞에서는 언제나 청춘이다. 앞으로의 활동영역과 관심 또한 ‘시각장애인 복지’에 모아진다.

“남편이 한국인 시각장애인 최초로 미국에서 박사를 따고, 미국 백악관에 입성하는 등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고통과 어려움의 과정도 많았지만, 고국에서 남편에 대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 또한 앞으로는 자라나는 한인 시각장애인 인재를 키우는 일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그래서 제2의 강영우 박사와 같은, 세계적인 인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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